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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카 가라호리(空堀) 이야기
    바다넘어 일본 (간사이) 2023. 2. 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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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가라호리 상점가를 중심으로 옛날 거리의 풍경이 남는 인기 관광지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가라호리의 지리와 역사를 알아보겠습니다. 마쓰야마치스지(松屋町筋)에서 우에마치스지((上町筋)까지 동서로 뻗어 예전부터 상점이 많이 있는 거리로 대략 800m 길이의 상점가 거리입니다. 예전부터 개인 상점가들이 많이 남아서 인간미와 활기가 넘치는 마을입니다. 상점가 안을 걸어 다니다 보면 빨강 우체통 옆에 주렁주렁 달린 표주박(瓢簞) 장식이 달린 깃대 뒤에 조그마하게 옛 마을 이름 계승비(旧町名継承碑) 있습니다.

    옛마을이름 계승비(旧町名継承碑) 와 표주박깃대

    오사카엔 여러 가지 정비사업으로 옛날에 사용한 지명이 통합되었거나 사라진 이름도 많았습니다. 그런 지명이 옛날부터 살아온 사람들에겐 매우 애착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애착 가는 지명에 비석을 세워서 후세에게 전하기 위해 오사카시가 설치한 것이 바로 이 계승비입니다. 1944년 (쇼와19년)부터 미나미 가라 호리초(南空堀町)였던 이곳은 1982년 (쇼와 57년) 주거표시 실시로 지금은 타니마치(谷町) 6~7초메로 변경했습니다. 지명은 변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가라호리라고 부릅니다. 가라호리(空堀)의空를 '소라'라고 읽지 않고 '가라'라고 읽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사카성을 지키기 위해 남쪽으로 판 해자(호리)(堀)가 물 없이 비어있는(가라)(空) 해자였던 데서 유래해 '가라호리' '텅 빈 해자'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가라호리 주변은 오사카성의 세 번째 성곽(三の丸)의 외곽 해자로 전해지며 현재의 해자의 높이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 있습니다.

    왼쪽 벽면에 있는 오사카성 세번째 해자

    가라호리 길이로는 30~40m 높이 10m 정도의 거대한 빈 해자를 만든 도요토미는 옛날 오사카 겨울 전투에 도쿠가와가 전쟁 당시 남쪽으로 진격해 돌파구를 열 것이라 생각해 가라호리 해자로 공격을 막았다고 합니다. 난공불락이라 불리는 오사카성의 방비를 알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그 후 오사카 시내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공습의 피해가 적고, 역사가 있는 상점이나 연립 주택 등 오래된 건물이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지역입니다. 

     

     

     

     

     

    가라호리 상점가(空堀商店街)

    가라호리 상점가의 특징으로 경사진 비탈길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탈길에 생긴 이유는 오사카성은 주변 다른 지형에 비해 높은 평지에 세워졌습니다. 오사카성이 있는 높은 곳으로 가는 비탈길 길목에 마을이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가라호리 상점가도 비탈길에 생겨난 것이었습니다. 가라호리 상점가는 특별하게도 오사카성과 같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을 덜 받은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쟁 후 다른 지역은 복구공사가 한창일 때 이곳 상점가의 불은 빛나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가라호리 상점가 서쪽 입구

    역사가 있는 가라호리 상점가 제일 오래된 가게가 무엇인지 궁금할 것입니다. 몇 개의 상점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중 제일 오래된 가게는 가라호리 상점가 동쪽에 위치한  제니야 이불 가게 (ぜにや 布団屋)가 가라호리 상점가에서 제일 오래된 가계입니다. 1870년 창업하여 150여 년 동안 마을 사람들에 꾸준한 사랑을 받고 전통을 이어온 가게입니다.

    옛날과 현재의 제니야 상점

    옛날에는 물과 기름에 관계된 기름 가게(油屋)였다고 합니다. 이불집 왼쪽 대각선 맞은편 신발가게도 오래된 가계 중 하나라 고합니다. 그리고 이불집 사장님의 동급생 친구가 경영하는 오카다 두붓집(岡田屋本店)도 오래된 가게라고 합니다. 특히 이 두붓집은 가라호리 상점가에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오카다 두부집

    이 두부 가게 자랑인 순 두유도 판다고 하니 진한 두유가 생각나면 한잔 마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가게는 1903년 (메이지 36년) 창업한  콘부도이(こんぶ土居)라는 가게입니다. 에도 시대에 홋카이도에서 물자를 운반하는 홋카이도 상선의 종점이었던 오사카에 다시마 등의 신선한 특산물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천하의 부엌이라고 불리는 오사카에서 다시마는 서민의 음식이자 오사카의 음식문화를 받쳐주었습니다.

    콘부도이 가게앞

    이 가게에서는 홋카이도산 다시마를 천연재료만으로 양념 가공하여 다양한 상품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다시마 산업의 본부가 도쿄가 아닌 오사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사카 사람들의 다시마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오래된 가게가 많은 가라호리상점가 이곳은 좋은 물건을 만들어 제공하는 상점들로 활성화되어 앞으로도 역사를 이어 나갈 것입니다.

     

     

     

     

     

    타카즈하라바시(高橋)

    마쓰야마치 사거리에서 동쪽으로 가면 흥미로운 다리가 있습니다. 단순히 육교라고 하기엔 과하기도 한 이곳엔 고속도로나 철길도 없고 밑에 강이 흐르지도 않는데 다리가 설치돼 있는 모습이 어디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다리 위로는 사람과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까지 다리를 지나갑니다. 

    타카즈하라바시, 전차길이 깔린 타카즈하라바시

    그 이유는 옛날에 다리 밑에 도로엔 노면 전차가 다니고 있었습니다. 보통의 전차는 어느 경사 이상의 언덕을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찻길이 깔리는 우에 마치 언덕을 깎아서 완만한 경사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덕을 깎기 예전부터 이 다리는 원래 일반 도로의 기능을 하고 있던 터라 생활 동선이 분단되는 것을 고려해 다리로 만들어 마을과 마을을 이여주는 다리를 설치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걷는 다리에도 다양한 역사가 있습니다.

     

     

     

     

    저택재생복합샵 '렌' (御屋敷再生複合ショップ'練')

    이곳은 저택 재생복합 샵 '렌'이란 가게입니다. '렌'이란 이름은 옛날 비단(ねりぎぬ)을 의미하는 한자입니다. 역사적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이 건물은 끊임없는 노력과 풍부한 경험이 담겨있다고 생각하여 익힐 연(練)으로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저택재생복합샵 '렌' 정면

    카페, 음식점, 액세서리샵등 여러 가지 가게가 복합된 시설이지만 건물 앞 입구에 푯말을 자세히 보면 등록유형문화재입니다. 지금부터 200년 이전의 건물을 수리해서 재사용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가게가 있습니다.  '엑츄어' (Ekchuah)란 초콜릿과 커피를 파는 가게 안 벽기둥에 1811년 건축했다는 표시가 남아있습니다.

    카페 엑츄어 앞

    이 건물은 에도막부 제11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나리(徳川家斉)시대 지어졌다는 것입니다. 사라시로우(晒蝋)라는 양초의 재료인 밀랍을 저장하는 창고였습니다. 그 당시 촛불은 비싸고 생활필수품이었으며 밤을 밝히는 등불로 거리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여 마을의 번영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여기 엑츄어 카페엔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커피를 주문하면, 정확히 얘기하면 초콜릿 드링크를 주문하면 초콜릿 드링크 잔과 잔을 받치는 접시가 같이 제공됩니다.

    만세리나 잔받침과 초콜릿잔

    만세리나(mancerina)라는 이 잔 받침은 가운데 테두리가 솟아있어 잔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킵니다. 이것은 중세 유럽 귀족의 모임의 연회장에 고급드레스에 잔을 엎질러 짐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궁금하시다면 직접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라호리는 현재도 오래된 마을의 매력이 남아있는 도시입니다. 다른 새로운 것들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제대로 옛날의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전쟁에서도 꿋꿋이 버티고 이어온 가라호리 마을은 모두가 기적이라 말합니다. 그런 기적을 지키며 다음 세대에 넘겨야 할 의지를 보여준 가라호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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